Grand Arena Party 후기
solved.ac의 뱃지, 배경을 열심히 모으는 콜렉터로써 백준에서 개최되는 거의 대부분의 대회를 평소 찍먹해왔다. 그래서 그랜드 아레나 파티 개최 소식과 선발 조건이 나왔을 때 이 정도로 개근했으면 안정권이겠지 라고 안심했고 역시나 선발되었다.
이전에 solved.ac에서 개최했던 오프라인 행사로는 구데기컵 ✕ solved.ac 카페, 보드게임컵 파티가 있었고 두 행사에 전부 참여했다. 다 즐거웠던 기억이라 이번 GAP도 기대가 되었다.
헌데 사실 앞의 이벤트들은 노는 거였고, 이번 행사는 대회라서 성격이 좀 다를 것이라 생각은 했다. 오랜만의 오프라인 PS대회라 좀 긴장 + 기대.
스케쥴에는 본 대회 시작보다 훨씬 일찍 입장 시작 가능했고 퍼즐 헌트 이벤트 라는 게 있었는데 구글링해보니 미궁 이상으로 뭔가 엄청 난해하고 어려운 퍼즐인 거 같아서 그냥 닫았다(..)
11시 넘어 도착했고, 이것저것 정말 푸짐하게 기념품들을 챙겨주셔서 우와~~~ 대박 😆 현장에선 사진을 안찍고 집에 돌아와 찍어 아래에 올리겠다. 참가비도 없는 무료 행사였는데 놀랄 정도로 기념품들을 푸짐하게 받았다.
구면인 saywoo님, 그리고 saywoo님과 동문이라는 내 옆자리의 dk10211님과 약간의 말을 트고 짐 정리를 하고 퍼즐 헌트를 해봤다. 예상대로 극악의 난이도로 나는 기여한 게 전혀 없으나 그 날 누군지도 모르는 우리팀 분들의 캐리로 3등까지 했다. 버스탔다
나중에 퍼즐 헌트가 상시 이벤트로 풀리며 뱃지와 배경이 걸리게 될 줄 알았다면 더 일찍 와서 열심히 풀고 해법들 알아둘 걸 땅을 치고 후회중이다..
퍼즐 헌트 중에 queued_q님이 가져온 여러가지 실제 퍼즐들을 맞추고 점수를 따는 코너가 있었다. 가장 쉬운 0.5점짜리들로 도전해봤는데 ABC 모양의 퍼즐은 조금 집중하면 무난하게 풀 수 있었다. 두번째로 도전한 건 위 사진의 금색과 은색 조각이 물려있는 퍼즐인데 아무리 한참 애를 써도 도저히 모르겠어서 포기했다. 가장 쉬운 난이도의 퍼즐이라 힌트도 없다고 하여 더욱 절망. 역시 나는 추상적인 것들에 약한 타입인 것 같다. 숨어있는 진의를 캐치하는 게 너무 어렵다.
이렇게 어려운데 아무리 여러명이 한팀이라 해도 어떻게 거의 다 푼 팀이 나올 수 있는지 신기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퍼즐 헌트 10솔했고 11번을 남겨둔 상태인데 이걸 그 짧은 시간만에 거의 다 푼 팀들이 있다는게 놀랍다...
그래도 몇몇 문제는 굉장히 쉬웠고 서로 자유롭게 교류하며 네트워킹 하라는 의도가 보였던 핸들 끝말잇기도 어떤 분들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ㅋㅋ) 과 함께 나까지 4명이서 30글자 이상으로 통과했다.
생각보다 굉장히 사람이 많았어서 오히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했고 다른 분들과 네트워킹을 잘 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 날은 네트워킹이 메인인 행사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비슷하게 느낀 분들이 많았던 거 같다. 몇몇 낯익은 얼굴의 네임드 분들이 계셨고 그 분들은 걱정되지 않지만(?) 이런 오프 행사에 별로 와본 적 없는 분들은 더욱 고립감을 느끼셨을 것 같다. 그래서 저번과 같은 보드게임 파티가 또 열리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나를 포함, 대부분 분들이 소심소심 샤이가이로 보이는 와중에 toycartoon님은 모두의 사인을 받으러 다니셨고, 나도 해드렸다. 내 이름 석자를 한자로 그대로 쓴 게 내 사인이다..
점심식사로 서브웨이가 제공되었다. 종류도 여러가지에 샐러드까지 있었다. 또한 간식도 다양하고 부족함 없이 있었다. 몬스터 제로를 비롯해 음료들도 있어 감복하며 감사히 먹었다. 이렇게 후원이 빵빵한 이벤트는 오랜만이다.
다만 간식이 맨 뒤 쪽에 놓여있어 존재를 인식조차 못하거나, 먹어도 되는 건지 몰라서 안/못드신 분들도 계셨던 것 같다. 중간에 점심 식사 안내가 되면서 다들 인지하고 그때부터 잘 드시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는 보지 못했지만 의자가 부숴진(?!) 자리가 있다고 들었다. 내 자리 아래에서는 기다란 나사가 바닥에 놓여있어 위험해보여 주워놨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난방이 거의 되지 않는 듯해 꽤 추웠다. 나는 노트북 충전기 코드를 다소 짧은 걸 가져가서 멀티탭 까지 팽팽하게 끼워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밟고 넘어지거나 코드가 끊어지거나 할까봐 불안해하며 대회를 진행했다. 이렇게 대여한 장소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기는 했다. (큰 문제로 느껴진 건 없었다)
드디어 대회 시작!
아레나 때 항상 이 뱃지 때문에 A번 1분컷 솔빙에 도전하곤 하는데 어쩔 수 없이 1분 컷을 노리려면 문제와 예제를 대충 훑기만 하고 약간 감으로 찍다시피 풀어야 한다. 옛날에 코포 때 A를 그런 식으로 풀려고 많이 시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헌데 출력해야 하는게 2가지 인 줄 모르고 하나만 출력해서 원트에 맞추진 못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얻지 못한 1분컷 뱃지. 언제쯤 얻을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글 파악하는 속도가 느려져 잘 안된다. 에이징 커브 이슈? ㅠ
B번도 무난했고 그 화제의 C번은 다행히 나는 크게 말리진 않았다. 스코어보드에서 오답률이 현저히 높은 걸 보고 예제만으로 통과될 문제가 아니며 까다로운 함정같은게 있음을 예상, 첫트는 틀렸으나 당황하지 않고 반례 찾기 & 눈버깅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각 칸마다 4방향 방문체크를 해주는 것으로 짰으나 일단 틀렸고, 이 정도는 누구나 생각할 정도인데 오답률이 이렇게 높다는 건 분명 생각치 못한 뭔가가 더 있을 것이라 믿고 어떤 반례가 있을 지 찾는데 집중했다. 어떤 칸에 어떤 방향으로 먼지를 치운 상태에서 다시 동일칸 동일 방향으로 접근했을 때 이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따라서 방문체크만으로는 안됐다. set으로 방문했던 칸들을 저장하며 사이클이 발견되는 순간에 탈출하도록 코드를 수정했고 통과했다.
많은 사람들이 엄청 말린 C번을 2트만에 통과해서 페널티가 적었기에 3솔치고 나름 순위가 높은 편이라 만족했다.
사실 이 날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전날부터 약간 감기 기운이 있기도 했고 (이날 행사가 끝나고 저녁먹고 집에 오고나니 더 심해졌다) 전력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님을 직감해서 큰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미리 마인드 세팅을 했었다. 추후 업솔빙 해보니 컨디션이 만전이었으면 1~2솔 정도는 더 했을 수 있었던 대회였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4솔 상위거나 5솔 했더라면 in 10위 뱃지 획득 찬스였는데 😢
기하 문제는 이분 탐색으로 접근해서 C++ 기하 라이브러리를 갖고 어떻게 해보려 했으나 시간 부족으로 끝나버렸다. 평소 Kotlin 위주로만 PS를 해서 C++이 이젠 좀 손에 익숙하지 않게 된지 오래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보는 기하 라이브러리를 갖고 이분 탐색을 구현하기엔 숙련도가 딸렸다. 나중에 업솔빙 해보니 완전 삽질이었다. 훨씬 간단하게 풀 수 있었는데 온사이트 때는 전혀 못했던 접근 및 발상이라 어차피 못했을 거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진 않았다.
기하를 빨리 포기하고 E번 DFS를 잡았어야 했는데 기하에서 남은 시간을 다 쏟아부어 그냥 한 번 혹시나하여 E번을 읽었을 땐 종료가 거의 코앞이었다. 그런데 E번도 온사이트 때 짧게 생각했던 당시에는 DFS를 Q번 돌린다는 발상 자체는 못했고, 폴더가 접힌 여부를 따로 관리하며 어떻게 최적화해야할지 고민했다. 무식하게 돌려도 통과할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아 이것도 아쉬움은 없었다.
컨디션과 솔브 수 치고 순위는 의외의 선전이라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한 편의 대회였다.
업솔빙할 때 Div.2의 마지막 문제를 제외하곤 다 풀었으나 마지막 문제 헤네시스 오솔길 (Easy)는 editorial을 읽어도 이해를 못해 풀지 못한 상태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유저 컨퍼런스가 있었다.
무려 solved 2위의 명성만 들었던 cki86201 님을 실제로 뵙고 발표까지 듣다니. 러시아 얀덱스컵 참가후기였는데 누텔라들의 그들만의 리그는 상상만 가능한 별세계. 전세계에서 PS 끝판왕들이 모인 자리라니. 😮
kiwiyou님의 발표는 가장 나에게 유용한 내용이었다. Kotlin으로 안될 때 가끔 Python으로 푸는데 극한의 시간 줄이는 기법이라 언젠가는 쓸 것 같다. 언젠가가 아니더라도 그냥 백준에서 Python 제출 기록 중 시간 순 랭킹작을 하고 싶다면 필요할 꿀정보다. 이후 DM으로 발표자료를 공유 부탁드리기까지 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kipa00님은 마인크래프트 관련 내용을 발표해주셨다.
컨디션이 괜찮았다면 끝나고 다른 분들 중 저녁팟이 있는 곳에 끼고 싶었는데 몸이 영 시원찮아 그냥 혼밥하기로 하고 얼른 나왔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무려 일본에서 온 분(physics0523님)도 있다는 걸 듣고 더욱 아쉬웠다.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상무초밥을 갔는데 너무나 기대 이하였어서 이 날 뒤풀이를 가지 않은 아쉬움이 더욱 커졌다. 흑흑...
집에 돌아와 기념품을 한 번 쫙 펼쳐 찍었다. 메이플 핑크 마우스와 손목받침대 중에선 택1이었는데 나는 손목받침대를 골랐다. 스티커들은 분량을 정말 엄청 넉넉하게 준비해오셔서 얼마든지 맘대로 가져가도 된다고 하셨다. ㅎㅎ 특별상으로 장패드도 받았다. 검빨은 역시 진리다. 멋있다.
블루아카 맨투맨은 사진에 보이는 쪽이 뒷면이다. 앞면은 아무 것도 없이 무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블루아카 콜라보라기에 덕스러운 디자인을 내심 기대했는데 너무 심심한 그림이라 다소 김빠졌다. 캐릭터 실루엣만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덕스러운 디자인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랬을까? 그렇다면 무난한 디자인과 덕스러운 디자인 중 택1 할 수 있었더라면. 블루아카를 해본 적은 없지만 아쉬웠다. 블아 유저가 아니라면 전혀 못알아볼 디자인이라 일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다. 아, printf가 써있으니 일코라기에도 좀 그런가.
오랜만의 오프 행사에서 즐거움 한가득 받아 정말 좋았고 준비해주신 분들께 큰 감사를 전합니다. 저 솔브드 서포터 24개월 질렀어요! ❤️
오프 행사가 다음에도 열린다면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